웜우드가 환자의 신앙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며 기뻐하자, 스크루테이프는 이것이 얼마나 무지한 판단인지 꾸짖습니다. 그는 '파동의 법칙(Law of Undulation)'을 설명합니다. 인간은 영과 육이 결합된 양서류적 존재이기 때문에, 사랑이든 취미든 신앙이든 어떤 것에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반드시 고조기(Peak)와 저조기(Trough)를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웜우드가 이긴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러운 주기일 뿐입니다. 오히려 스크루테이프는 하나님이 이 저조기를 특별한 목적으로 허용하신다고 말합니다. 고조기에는 감정과 느낌이 신앙을 도와주지만, 저조기에는 오직 순수한 의지와 순종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바로 이 저조기의 순종을 가장 귀하게 여기십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신을 강압적으로 드러내지 않으시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자유의지로 선택하는 사랑을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스크루테이프는 이 사실이 악마에게 얼마나 불리한지를 인정하며, 다음 편지에서 저조기를 어떻게 활용할지 알려주겠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겟세마네에서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 27:46)라고 외치셨습니다. 하나님의 침묵과 영적 고통을 몸소 경험하신 그분은 우리의 저조기를 완전히 이해하십니다. 그러면서도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신 그분은 느낌이 없어도 순종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9)